" 내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그런 것들… ” <미스터 션샤인>

모든 것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는 취향에서 시작되었음을 고백해봅니다. 이 무용한 것들이 통장의 잔고를 채워주진 못했지만, 각박한 일상에서 살아가는 에너지를 채워주고, 잠시나마 숨을 고르며 쉬어가게 해주는 유용한 것들이었음을. 하나 같이 초록을 닮았음을 깨달았거든요. 

푸르른 숲과 하늘, 그 안에서 숨 쉬는 꽃과 나무, 동물들, 얕은 웅덩이와 흙, 돌멩이, 그곳에서 거둬들이는 먹을거리들, 자연을 이야기하는 책과 그림, 영화들. 농부, 정원사, 해녀 분들에게서도 초록의 건강한 에너지를 나눠 받고는 합니다.

초록을 좋아하는 건 실은 별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초록의 유용한 것들에 저절로 반응하기 때문인 것도 같아요. 인간이 문명화되기 이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자연 속에서 살았단 걸 떠올려보면 초록을 좋아하는 것은 우리의 DNA에 흐르는, 우리 모두가 마음 한 편에 깊이 지니고 있는 선천적인 취향이 아닐까요? 

'살아 숨쉬고 그저 존재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무용한 행위'를 당신이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생명과 환경에 대한 관심과 사랑, 초록빛 일상가드닝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하는데 초록취향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라며, 4월 5일 식목일에 첫번째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그랬던 초록은 20세기에 이르러 자연과 환경을 상징하는 색으로, 나아가 평화, 안정, 중립의 색으로 대우 받게 되었답니다. 근래에는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와 코로나 등의 팬데믹을 겪으면서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활동들, 걷기나 등산 같이 자연을 만나고 즐기는 '초록초록한' 라이프스타일이 각광 받게 되었죠. 반려식물을 키우며 식물집사를 자처하는 이들도 많아졌고요. 카페나 음식점, 쇼룸, 백화점 같은 공간은 물론이고 집과 방안까지도 식물들로 꾸미는 플랜테리어가 인기를 끄는 것도 자신만의 '초록빛 정원'을 만들고 가꿔가려는 초록취향 때문인듯 합니다. 

우리 곁에는 이름을 붙일 수 없을만큼 미묘하고 다채로운 초록색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당신이 좋아하는 초록은 무엇인가요? 저마다 다르게 떠올릴 세상의 모든 초록을, 각자의 일상에서 다르게 채워갈 모든 초록취향을 존중하며 그 사랑이 멈추질 않길 응원합니다. 

A. 풀떼기와 나무, 여행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계남 작가입니다.

Q. 늘 초록빛 자연을 그리시는데 그림은 어떻게 그리기 시작했나요? 처음부터 자연을 즐겨 그렸나요?

A. 그림 그리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오른 손가락 마디에 늘 초록색 크레파스가 묻어 있었던 것 같아요. 초록색을 좋아했고 어른이 되고 여행을 다니며 자연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죠. 자연스럽게 그림에 나오게 되었고요.

Q. 회화 전공자가 아님에도 그림 그리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A. 대학에서 가구,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그때 ‘회화적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어딘가에 썼던 기억이 나요. 디자인을 했지만 무의식 속에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회사를 다니면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여행을 하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림에 담고 싶은 느낌이 강해졌죠.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도 좋았지만 소속 없이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는 더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내 안의 나와 현실의 내가 서로 달라 많이 싸웠다면 지금은 서로 사이좋게 잘 지내거든요. 마음이 훨씬 평화로워요.

Q. 그림 속 풍경들이 이국적이기도, 이 세상에 없는 곳 같기도 해요. 그림의 소재들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A. 바다 건너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구석구석 깊이 찾아 들어가기도 했죠. 세상에는 놀라운 풍경과 이색적인 문화가 많더라구요. 멋진 풍경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깊게 다가온 저만의 인상들, 사진으로 남긴 이미지들이 제 그림의 소재에요. 

A. 남미 여행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동물이 라마였어요. 천경자의 그림을 좋아하는데 ‘페루 쿠즈코’에 등장하는 동물이 이 라마라는 것을 직접 보고서야 알았어요. 그 낯선 생명체가 저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죠. 처음에는 라마가 좋아서 그렸고요, 이 후에는 무언가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퇴사 후 떠난 여행에서 만났기 때문인지 가축으로 지내는 라마가 어쩌면 저의 모습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마도 자유롭게 세상 곳곳을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죠. 저도 계속해서 자유롭기를, 이 세상을 즐기기 바라는 마음이에요.

A. 햇살 좋은 날 공원에서 멍하니 나무를 바라보면,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순해지고 편안해짐을 느껴요. 시야를 좀 더 넓게 확장하면 여러 나무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을 보게 되요. 그때 눈에 들어오는 갖가지 초록색들의 향연은 마음을 즐겁게 하죠. 옅고 짙은, 밝고 어두운, 여리고 억센, 노랗고 푸른 다양한 초록색의 스펙트럼은 그 존재 자체로 아름다워요.

A. 한강에 자주 가는 숲이 있어요. 나무들로 둘러 싸여 초록빛 에너지를 듬뿍 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스리랑카에 있는 제프리 바와가 만든 ‘헤리턴스 칸달라마 호텔’ 이요. 초록빛을 좋아한다면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지난 번에 갔을 땐 수영만 하고 왔지만 다음 번에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머물고 싶어요.

A. 자연 속에서의 삶을 늘 동경해요. 꽃과 나무가 많이 심어진 정원이 있는 집에 살고 싶어요. 정원의 나무들을 통과하면 개울이 나오고 숲으로 연결되는 곳, 걸음이 닿는 곳에 이웃들이 사는 마을이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서울에 살고 이 곳의 삶도 사랑해요. 오래된 궁들이 있고 미술관과 카페가 많고요.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한강이 있고, 제가 사는 동네에는 북적이는 전통 시장도 있어요. 사람이 많은 곳에 살면서 한적한 곳을 찾아 다니는 것을 즐겨요. 무리 속 고독을 안정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단, 자연 가까이에서요.

A. 평온하고 순수한 느낌! 그러려면 순진한 아이처럼 삶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A. 제가 본 초록취향의 영화들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다시 태어나도 우리’ ‘교실 안의 야크’ ‘인투 더 와일드’ 세 영화인데요. ‘인투 더 와일드’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신은 곳곳에 삶의 기쁨을 심어 두셨죠.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에 존재해요. 우린 그저 관점만 조금 바꾸면 돼요." 이 세상의 초록빛 아름다움과 기쁨을 함께 잘 찾아보아요!

🌱 계남작가 인스타그램 / 그라폴리오 / 토도비엔

🎁 초록취향 신규구독 이벤트 참여하고 계남작가 작품을 선물로 받으세요!

“ 세상 어디는 그렇지 않은가. 모든 사물의 틈새에는 그것을 부술 씨앗들이 자라고 있다네. 지금은 이런 모습이 이곳 타 프롬 사원에만 남아 있지만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밀림에서 뻗어 나온 나무들이 앙코르의 모든 사원을 뒤덮고 있었지. 그때까지 나무는 두 가지 일을 했다네. 하나는 뿌리로 불상과 사원을 부수는 일이요. 또 하나는 그 뿌리로 사원과 불상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도록 버텨주는 일이라네. 그렇게 나무와 부처가 서로 얽혀 900년을 견뎠다네. 여기 돌은 부서지기 쉬운 사암이어서 이 나무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흙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일. 사람살이가 다 그렇지 않은가. ”

- 김영하 <당신의 나무> 中

정신건강임상심리사로 일하다 환자와 연인이 된 주인공. 자신의 삶에 날아 온 작은 씨앗이 자신을 부숴버리는 것을 느끼며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도망치듯 앙코르와트로 여행을 떠납니다. 불상의 틈새에 수백 년 간 서서히 자신의 뿌리를 밀어 넣은 나무들은 그에게 무섭고도 두려운 존재였는데요. 사원에서 승려와 대화를 나누며 연인이 이미 제거 불능의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그에게 전화를 겁니다.

"나무와 부처처럼 서로를 서서히 깨뜨리면서, 서로를 지탱하면서 살고 싶다."

당신 곁에는 의지할 만한 나무가, 서로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가 있나요?

잘 자란 나무 한 그루는 성인 4명이 숨 쉬는 하루치의 산소를 생산한다고 해요. 여태껏 산소를 배부르게 마시기만 했다면, 한 번쯤은 내 손으로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보면 어떨까요?

• 산림청은 해마다 나무 심기 행사와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요. 캠페인은 끝났지만, 지역별로 나무 나눠주기, 나무 심기 행사는 오늘도 진행되는 곳이 행사계획표를 다운받아 확인해보아요.
• 서울시는 4월 5일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600그루의 나무를 무료 분양하는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진행해요. 1인 당 1 그루씩 현장 선착순 분양이라니 바로 달려가보아요. 

• 내 이름을 붙인 나무를 갖고 싶다면 제주에 있는 당신의 과수원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공유 과수원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나만의 나무를 배정받아 이름을 걸고, 직접 방문해서 체험도 할 수 있어요. 과수원에서 나오는 과일과 지역 농산물도 받아볼 수 있고요. 지금은 정비 중이라 4월 이후 오픈 예정이라고 하니, 기억해두었다가 신청해보아요.   

• 온라인으로도 식물을 사고 배송 받는 시대! 나만의 식물을 갖고 키우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죠. 조금 더 특별한 식물을 만나고 싶다면 식물스튜디오 슬로우파마씨의 식물처방을 받아보세요. 보존액이 든 병 안에 식물을 담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는 표본식물과 이국적인 플랜테리어 소품들도 구매할 수 있어요.

• 직접 씨앗을 심고 기르며 식물의 한살이를 관찰해보고 싶다면 씨드키퍼의 씨앗키트로 시작해보세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포트와 흙, 씨앗, 이름표, 매뉴얼까지 하나로 해결된 예쁜 패키징으로 누구나 쉽게 씨앗생활에 도전할 수 있어요.

• 흙 화분이 번거롭고 부담스럽다면 수경재배는 어떨까요? 흙 없이 물에서 자라는 수경재배식물 15가지

3. 나무 껴안기, 나무에게 말하기 

커다란 나무를 만나 잠시 기대어 숨을 고르거나 두 팔로 꼭 끌어 안아본 적이 있나요? 나무와 흙내음을 들이마시고, 단단한 나무껍질을 더듬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듯해요. 오래된 나무일수록, 커다란 나무일수록 긴 세월 층층이 쌓인 에너지의 총량이 더 크기 때문인지 더 커다란 에너지를 받는 것도 같고요. 아주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들에서는 나무의 치유력을 믿으며 몸을 접촉하는 전통들이 내려져오고 있다고 해요. 또 오래된 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여겨졌고, 문화재와 같이 기념비적인 나무로 지정해서 보전해나가기도 하죠. 생태전문가들은 나무와 풀과 접촉하는 것, 껴안지 않고 만지기만 해도 생체에너지적 반응으로 초록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무 잔가지 태우는 냄새, 타닥타닥- 타 들어가는 소리는 또 얼마나 좋은지요. 다들 집안에 벽난로 하나쯤은 없으니까, 스머지 스틱 태우기로 대신해보아요. 스머지 스틱은 말린 나뭇가지나 허브를 묶어서 만드는데요.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스머지 스틱을 태우며 액운을 막고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고 해요. 완제품들은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 가능하고, 스머지 스틱 만들기 키트도 있으니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직접 손으로 허브를 다듬고 묶고 하는 과정에서도 놀라운 치유를 얻을 수 있어요. 

집에 시들어가는 허브나무가 있다면 가지를 그대로 잘라 만들어보세요. 자른 가지는 2~3일 정도 말리는 것이 적당한데, 더 말리게 되면 부스러져서 만들기가 어려워져요. 말린 가지를 알맞은 길이로 일정하게 잘라주고, 한데 모아 면사로 칭칭 감아주기만 하면 스머지 스틱 완성! 잘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요. 그저 그 모양대로 다 예쁘거든요. 완성된 스머지 스틱을 태울 땐 꼭 창문을 열어 환기한 채로, 손톱 만큼 조금 떼어내 그릇에 올려두고 태우세요. 자연의 향을 맡고, 타 들어가는 연기의 궤적을 따라가다보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생각들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거에요. 눈을 감고 짧은 명상을 하거나 하루를 정리하며 감사일기를 써보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어요.

• 꽃보다 故人... 죽은 자가 웃는 장례 치르라” 임종 감독 송길원 (조선비즈, 김지수) 

• 철거를 앞둔 건물 곳곳에 스며든 32가지의 예술, '메종 투 메종 2022' (핸드메이커, 김서진)

• 예술이 전쟁을 바꿀 수 있을까 (한겨레, 문정희)

• 한국에만 사는 희귀종, 미선나무 꽃향기에 취해볼까요? (중앙일보, 김성룡)

• 차의 맛, 소통의 맛 (전북도민일보, 이창숙) 
• 엄택기와 왕벚나무 (경향신문, 이선)

• 생물계절이란 무엇인가 (경북신문, 조석준)

• 이화여대 생협 : 식목일 식물 특판 (4.4~5)

• 생명의 숲 : 산책하며 들여다보는 양재시민의 숲 (4/9, 매월 1회)

• 홀썸 : 식목월 프로젝트 홀썸마켓 워크숍 (4/9~10)
• 어스링스 : 동물권·환경 다큐멘터리 <플래닛 A> 상영회 및 이하루 감독과의 GV (4/10)
• 산림청 : 아주 특별한 나무 배달부 이벤트 (~4/10)
• 녹색교통운동 : 움직이는 소나무 캠페인 (~4/11)

• 생명의 숲 : 안양천 숲 조성 해피빈 기부 (~4/11)

• 오월&슬로우파마씨 : 우리 가족 가드닝 클래스 (4/17)

• 어스맨 : 공정무역 코스터 만들기 (4/20)

• 유기농문화센터 : 1% 비거닝, 나와 지구를 위한 건강한 밥상 온라인 강의 (4/20)

• 아시아산림협력기구 : 맹그로브 숲 복원 지구생각 2022 챌린지 이벤트 (~4/22)

• 국경 없는 의사회 : 지구보건 컨퍼런스: 기후위기와 인도적 지원 온라인 라이브 (4/25)
• 도서문화재단 씨앗 : 도서관과 작업실 컨퍼런스 책,풀,톱 온라인 라이브 (4/25)

• 낭만부자 : 제주 고사리 체험 (4월 화/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