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시간과 장소! 시즌이나 주말에 맞춰서 가게 되면 사람들에 치여 제대로 된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한창 찾는 시간을 살짝 벗어나거나, 1순위보다는 2순위의 장소를 선택하면 오히려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지요.

그 지역만의 풍광이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 남들 다 가는 관광지보다는 계절별, 지역별로 가면 좋을 오름이나 산책길, 그 지역의 작은 책방들을 추천해줍니다. 오름과 비자림, 절물자연휴양림 같은 곳은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기에 최고의 장소이고요. 동네 작은 책방들에서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방에서 데려오는 한 권의 책은 여행의 추억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지요. 

제주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 이국적인 해안을 걸으며 지천으로 널린 보말 줍기. 작은 녹차밭에서 차 마시며 담소 나누기. 오래된 골목에 숨겨진 비밀정원에서 고요히 명상의 시간 갖기. 전통 양조장에서 전통주 시음해보기. 한라산에 올라가지 않고서도 한라산을 마주 보며 힐링하기. 마을 삼춘들이 안내하는 마을여행 체험하기. 아쿠아리움 대신 해안가에서 돌고래 만나기. 작은 갤러리들에서 제주다운 작품 감상하기.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도민 식당과 빵집, 카페는 필수입니다.

이렇다 보니 친구와 지인들은 조금은 다른 제주를 경험하고 간다고 합니다. '숱하게 제주에 왔었는데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 '처음해보는 경험이다' 말하더군요. SNS에 올려 자랑할 만한 화려한 사진 대신 제주다운 사진을 남기고, 비싸고 거창한 음식 대신 제철의 소박하지만 정갈한 밥을 먹고,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는 경치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음미하는 시간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것이 요즘 말하는 로컬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주에 오기 전, 서울에서 살 때는 열심히 일한 보상이라며 주말이나 월에 한 번은 꼭 어딘가로 가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요. 최대한 먼 곳으로 갈수록, 비싸고 근사한 경험을 할수록 여행다운 여행을 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제주에 사는 지금도 여행자의 마음으로 제주를 여행하는데요. 예전과는 많이 다른 여행입니다. 걸어보지 않은 골목길들을 발견하며 걷고, 일부러 버스를 타고 나가 해변이나 올레길을 걸으며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들을 확인합니다. 새로운 로컬식당과 카페, 행사와 체험거리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니고요. 크게 마음을 먹은 날에는 버스를 타고 60개도 넘는 버스정류장을 지나 다른 마을에 가서, 최소 1박이라도 머물며 주변의 마을까지 찬찬히 돌아보고 옵니다. 덕분에 제주에 온지 3년이 조금 지났는데, 제주토박이분들보다도 더 제주를 구석구석 다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 오래 머무르며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깊이 있게 경험해보는 로컬여행을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특별히, 초록취향 구독자분들의 제주여행 문의와 방문, 만남 요청은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로컬이라는 단어가 요즘 많이 쓰이고 있지만, 하나로 딱 정의할만큼 쉬운 단어는 아닌데요. 제가 생각하는 로컬은 ‘사람’이거든요. 현지인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곳을 로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방에만 로컬이 있는게 아니라 서울 안에도 로컬이 있는거죠. 예를 들어, 광장시장은 관광지형 시장이지만, 통인시장이나 아현시장처럼 현지인들이 여전히 이용하는 곳은 로컬시장이라 할 수 있죠. 현지인 중심의 공간에서 현지인을 만나는 경험들이 요즘의 로컬여행이에요.

A.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여행이 중단되면서 국내로 시선을 돌려 각 지역들의 농촌콘텐츠에 집중하게 됐어요. 2년 반 동안 전국의 500명 이상의 농부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매거진을 만들고, 체험프로그램도 만들었죠. ‘좋은 이야기와 좋은 상품이 이렇게 많은데 왜 팔리지 않을까?’ 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로컬홀릭’ 플랫폼이었어요. 

 최근, 첫 번째 프로젝트로 ‘강원도 방태산 국유림 산나물’을 판매했어요. 산마늘청년영농조합 청년들이 방태산 국유림을 허가받고 임대해서, 자연을 보호하며 산나물을 채취했어요. 해발이 굉장히 높은 곳인데 1년에 딱 10~15일밖에 채취를 못 하니, 팔아도 큰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죠. 하지만, 우리의 철학을 보여줄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해서 판매를 결정했어요. 이른 아침에 채취해서 당일 발송하는데, 지금까지 4차 주문까지 완료돼 곧 완판을 앞두고 있어요. 사실 이렇게 잘 될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거든요. 산나물이 강원도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국 각지 자연 좋은 곳에 좋은 산나물들이 많으니까요. 또,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었고요. 가장 많은 문의가 ‘진짜 자연산이에요?’였어요. 재배한 게 아니라 자연산, 진짜 산의 기운을 받아 자라난 것에 꽂히는거죠. 유명 한정식 식당에서도 주문이 들어오더라고요. 좋은 것을 제대로 알리면 다들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A. 요즘 30~40대 엄마들은 요리는 안 하지만 좋은 걸 먹고, 먹이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밀키트를 만들었는데, 완전히 조리된 게 아니라 직접 만드는 밀키트에요. ‘명품 명이나물 장아찌’ 같은 경우 요알못도 5분 만에 장아찌를 담글 수 있어요. 명이나물이 담긴 비닐팩을 열어 명이나물을 씻고, 준비된 간장을 부어 팩을 봉하면 끝! 정말 간단하죠. 키포인트는 체험이 담겼다는 거예요. 싱싱한 식재료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굉장히 간단하지만 어찌됐든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경험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거죠. 

A. 주변에서는 저에게 열정이 너무 많다고 해요. 제가 열정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건,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들이 무궁무진 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역량 있는 사람들도 많고요. 이렇게 좋은 것들을 내 지인들이 알았으면 좋겠고, 한국 사람들이 다 알았으면 좋겠고 나아가, 외국인들도 제대로 경험하며 알았으면 좋겠는 마음이 사그라지지 않는 거죠. 사실, 전 육아 쪽으로는 재능도 없고 많이 부족해요.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조력자인 남편이 집 안팎으로 챙기며 함께 걸어줬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내부적인 문제인데, 농촌 안에서 시기 질투가 많더라고요. 전국 어느 지역을 가던 토박이들과 귀농, 귀촌인들과의 대립이 있었어요. 한 곳이 잘되면 결국 그 지역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건데, 자신의 것이 뺏긴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또, 농부분들이 각자의 신념과 철학이 뚜렷하다 보니, 가격을 설정하고 홍보하고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그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세 번째는 개인적인 고민인데요. 좋아하는 여행이 일이 되니, 여행을 즐기지 못하게 됐어요. 여행을 가면 그냥 관광객으로 대해주시기보다, 전문가로의 의견을 듣고 싶어하세요. 저도 가끔은 분석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여행자로서 오롯이 여행을 즐기고 싶어요.

A.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한국적인 풍경을 잘 담았더라고요. 문경에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문경새재를 걷고, 문경 오미자 와인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A. 생명·환경에 대한 존중과 사랑은 결국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로컬여행 역시 사람을 향한 관심이 담겨 있죠.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불편함은 감내해야 할 것들이 아니라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원래의 나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실천해나가는 작은 행동들이 결국 나를 위한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전적 단어로서 로컬(LOCAL)은 '특정 지역의, 현지의', '주민,현지인'을 의미합니다. 현지인을 만나고 현지를 경험하는 여행을 로컬여행으로 통칭하고 있지요.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른 공정여행, 생태여행도 로컬여행과 맞닿아 있는데요. 공정여행은 현지의 경제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의 경제와 환경을 도움을 주는 활동을 여행자가 스스로 실천하는 여행을 말합니다. 그리고, 생태여행은 환경보호와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염두에 두고서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있는 여행을 말하는데요. 모두 다양성을 인정하며 환경과 공동체를 지켜나가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떠나볼까, 로컬여행 

📗 스위스, 자연 속 지속가능 여행이 참 자연스런 곳 (헤럴드경제)

“스위스테이너블(Swisstainable)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성수기를 피해 여행하고, 현지인들과 더 많이 어울리며 더 오래 머물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고, 현지인이 책임감 있게 운영하는 숙소에서 묵으며, 현지 식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을 찾고, 환경을 존중하며, 스위스에서 제작된 품질 높은 기념품을 구입하고, 여행 중에도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대안, 로컬 (오마이뉴스)

“인간은 거대한 생명의 네트워크를 이루는 일부이다. 그 안에서 생명은 서로 돕고 의지한다. 우리가 속한 그 세계를 더욱 명확히 인식하고 경험할 때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로컬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 세계화는 기업화 대신 사용하는 세련된 암호이며 지역화의 반대말이다. 지역화는 대기업으로 상징되는 거대 권력에 저항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대안이다. 로컬이 중요한 이유는 다양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 로컬은 획일화하는 세계화에 대항하여 생명성을 확보하는 대안인 것이다.”

📗 보이지 않는 산호를 사랑하게 하고 싶었어요 (오마이뉴스)

📗 건축가 승효상이 전하는 '터무니' 있는 제주 이야기 (아주경제)

“제주는 바다 건너가는 고을이란 뜻입니다. 철저히 육지 입장에서 붙인 이름이죠. ... 건축은 시대를 증언하고 장소를 증언합니다. 건축화 작업이 중요한 이유이지요. 땅이 가진 무늬, 그것을 터무니라고 해요. 우리 시대의 무늬를 붙여서 새로운 터무니를 만들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우리 임무입니다. 터무니 있는 작업을 해야 하는 거죠. 터무니없는 이상한 건물을 지어서 사람을 환각 상태에 빠뜨리는 건 나쁜 건축입니다. 땅 이야기를 잘 듣고 이해해야 좋은 건축물이 완성됩니다.”

📗 아픈 사람 아무에게나, 정여울의 ‘아무는 글쓰기’ (한겨레)

“정여울은 트라우마와 용감하게 만나고 마침내 트라우마와 화해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다. “무엇이든 언어로 바꾸어놓았을 때 비로소 온전한 것이 되고 나를 다치게 할 힘을 잃는다”(버지니아 울프)고 믿으며. ... 불행 가운데 응시하는 대상이 달라진다면 삶이라는 각자의 문학, 자기만의 이야기를 새롭게 쓸 수 있는 가능성과 만난다. 우리의 이야기는 더 이상 고통에서 끝나지 않게 된다. ‘다음 편’이 있다. 나는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인가. 내가 누구인지 더 잘 알게 되는 이야기는 분명 희망적이다.“

📗 여행 파트너별로 딱 맞게 추천하는 여행지 58곳 (GQ Korea)

- 김동률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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