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과 채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비건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 중 채식연구가 이도경님이 알려주신 '음식이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음식을 먹는 것은 자연의 물과 빛, 대자연의 에너지를 먹는 것입니다. 태양의 에너지와 물의 결합체로 존재하는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제 안에 빛을 채웁니다. 빛을 채우면 채울수록 식물은 푸르고 환해지지요. 사람은 식물을 먹으며 맑은 기운의 빛 에너지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먹는다’, ‘마음을 먹었다’라는 표현을 통해 음식을 먹는 것과 마음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것을 찾고, 화가 나면 매운 것을 먹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음식을 잘 먹어야 마음을 잘 먹을 수 있다고, 건강한 음식들이 내 마음을 잘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시더군요. 건강한 음식들로 내 마음의 흐름을 좋은 쪽으로 흐르게 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채워가자고요.

'차'야말로 식물의 맑은 에너지를 채우는 건강하고도 쉬운 습관 중의 하나입니다. 카페인에 민감해져 마음껏 즐기지 못하면서도, 차 우리는 시간을 만들어가려 애 쓰는데요. 매일의 기분과 몸의 상태에 따라 차를 선택하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의 색을 확인하며 순수한 자연의 향기와 함께 한 모금의 차를 마시는 짧은 순간을 위해 오늘도 차를 우렸습니다. 티팟 하나 가득 차를 우려 놓고도 바쁘다는 핑계로 한 잔도 채 다 마시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말이죠. 그럼에도 매일의 차를 고르고, 차를 우리는 일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차를 우리는 잠깐의 사소한 시간은 나를 위하는 시간으로 쌓이고, 한 모금의 따스한 차는 맑은 에너지로 내 안에 채워지니까요. 차를 우리고 마시는 동안에는 앞으로만 달려가던 생각들이 절로 멈춰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쉼표를 찍으며, 내 마음과 의식이 조금 더 천천히, 유연하게 흐를 수 있도록 돕는 일. 차를 우리고 마시는 시간을 갖으려는 이유입니다.  

이번 호를 준비하며 좋아하는 차와 도자기로 일상을 채우며 느리게 살아가는 부부와 차를 즐기는 다양한 공간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덕분에 나를 위한 소박한 찻자리를 마련해, 내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며 자꾸만 좋은 쪽으로 흘려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제주 북촌에서 작은 찻집 <시월희>를 운영하는 부부입니다. 오늘은 아내인 제가 대표해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A. 남편의 생일이 있는 달인 '시월'과 제 이름의 끝글자 ‘희’를 따서 지었는데, 한자로 의미를 담아보니 ‘시간을 넘는 기쁨’이라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시간이 지나서도 기억될 수 있는 찻집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A. 저희 부부는 코로나가 터진 직후, 2020년 4월에 제주에 왔어요. 이제 2년이 지나 3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제주에서 한번 살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내려와, 첫해에는 신나게 먹고 놀고 다녔어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고민했죠. 육지에 '차 마시는 모임' 친구들이 있는데,  제주에 놀러오면 저희 집에서 2일이고 3일이고 차를 마시다 갔거든요. 그렇게 친구 집에서 편하게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경험을 나눠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차와 도자기, 이야기가 있는 공간 <시월희>를 열게 됐어요. 여행자분들도 찻집에 들러 잠시나마 쉬어가며, 쉼표를 찍는 여행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A. 처음 찻집 자리로 계약했던 곳은 화북의 구옥이었는데, 진입로를 내려고 보니 일이 계속 어렵게 흘러갔어요. 앞집 주인과 임대인이 싸우면서 임차인인 저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죠. 적지 않은 자금을 손해 보면서 속도 상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 내, 적당한 가격대의 작은 가게를 수소문한 끝에 조천, 지금의 자리를 얻게 되었어요. 이곳이 전에는 일식집이었거든요. 바 테이블을 없애고 나무로 가벽을 쳐서, 다식을 만드는 주방과 분리된 시월희 홀이 탄생했어요. 테이블과 벽은 직접 스테인을 칠하고, 시장에서 원단을 떼다 손바느질로 커튼을 만드는 등 원가절감에도 애를 썼죠.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다기들이 올라와 있는 찻자리에 가장 신경을 썼어요. 식물과 작은 차도구들, 밀랍초, 향로 같은 소품을 곳곳에 배치해 시선을 이끌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시월희>만의 느낌이 있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A. 저희도 여러 찻집을 다니며 다양한 차를 마셔보면서 조금씩 배워왔어요. 찻집 주인분들께 궁금한 것들을 여쭤보면 대부분 해소되더라고요. 서울 찻집 라오상하이에서는 자주 다회를 여는데, 많은 종류의 차를 한자리에서 경험하기 좋아요. 최근에 한국 차문화 비평이라는 책을 재밌게 봤는데요. 차를 처음 접하신다면 차와 일상이라는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좋은 차, 추천해주세요’ 이야기 들으시면 어떤 차를 추천해주시나요?

A. 좋은 차는 ‘정성들여 깨끗이 만든 차’라고 생각해요. 좋은 차는 비쌀 가능성이 크지만, 비싸다고 다 좋은 차도 아니고, 싸다고 다 나쁜 차도 아니거든요. 희소성 있을수록 차의 가격이 올라가는 건 맞아요. 하지만, 같은 종류의 두 가지 차가 가격이 열 배 차이가 난다고, 더 비싼 차가 맛도 열 배나 맛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평소 눈여겨봤던 찻집에 가서 원하는 가격대와 기대하는 맛의 차를 추천 받아 시음해보고, 취향에 맞는 차를 발견하시길 추천드려요.

A. 예쁘게 잘 갖추어진 찻자리들을 보면 차 마시는 일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간단하게 다관(티팟) 하나와 잔(컵) 하나만 있어도 차를 즐기실 수 있어요. 다관의 크기에 따라 물과 찻잎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동양식 작은 찻주전자는 대게 100ml~200ml 용량으로, 150ml짜리 다관이라면 5g의 찻잎을 넣고, 끓는 물을 부어서 바로 잔에 따라주면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차는 워낙 종류가 많아서 취향에 맞는 차를 찾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가 필요해요. 처음에는 향이 직관적인 청차(우롱차)류가 접하기 좋은 것 같고요. 좋아하는 음식을 살짝 곁들이면 찻자리가 더욱 풍성해질 거예요.

📗일일시호일 | '매일매일 좋은 날' 똑같은 것 같지만, 늘 새롭고 좋은… (매일경제)

“중국에서 태동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차 문화는 3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꽃피웠다.중국에서는 ‘다예(茶藝)’라고 불렀다. ... 다예사는 다양한 차를 각각의 방법에 맞게 잘 우리는 게 주된 역할인데, 다예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는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예술적인 움직임을 익히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 한국 문헌에서는 ‘다례(茶禮)’라는 표현이 주를 이룬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모든 과정에서 예절을 중시했다. 일본은 ‘다도(茶道)’다. 차를 준비하고 우리고 마시는 과정을 정확하고 정갈하게 구현해내는 과정에서 수양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다산의 緣’ 100여년 이어진 차… 자연과 나 사이 ‘그윽한 한 잔’ (문화일보)

"월출산 남쪽 기슭은 전남 강진 땅. ... 마을 이름이 ‘월남(月南)’이니 ‘달의 남쪽’입니다. 18년의 유배 끝에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간 다산 정약용에게, 강진의 제자들은 계(契)를 맺어 해마다 잊지 않고 차를 올려보내기로 합니다. 이게 ‘다신계(茶信契)’입니다. 제자는 스승을 생각하며 이른 봄 찻잎 새순으로 차를 만들어 올려보냈고, 스승은 그 차를 마시며 강진의 자연과 두고 온 제자를 생각했겠지요. 다신계의 약속은 다산이 죽고 난 뒤에도 후손과 후손을 이어가며 100년 넘게 이어집니다."

📗'엄청난 차 사랑' 터키와 영국의 과거 카페는 '위험한 곳'이었다? (서울경제)

“빅토리아 여왕은 기독교의 복음주의라는 사상적 배경 아래 음주 예방을 목적으로 차를 마시게끔 계몽 활동에 앞장섰다. 그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이끌기 위해 ‘티 모럴리티(Tea Moralities)’라는 단체를 세운다. 국민들에게 알코올의 폐해를 알리고 차를 마시도록 적극적으로 계몽함으로써 자선과 박애 정신의 구체적 실현 수단으로 ‘차’를 이용한 것이다. 노동 계급은 자연스럽게 당시로써는 고급문화였던 차 문화를 접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 사회의 진입으로 가면서 홍차는 마시기에 간편하며 정신도 맑게 해주었기에 건강과 일의 능률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음료로 자리 잡게 된다.”

📗21일은 ‘세계 차의 날’...그윽한 차향 즐기기 좋은 차명소 6선 (투어코리아)

한국 보성, 인도 다르질링, 영국 해러게이트, 모로코 메크네스, 말레이시아 카메론하일랜즈,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

사진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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